사가와 준코의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해당 강사가 한국외대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외대측은 "26일 오후 4시 사가와 준코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혐의로 진상조사위원회에 회부된 해당강사가 학교측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준코 성희롱 사건이 담당 시간 강사의 해임으로 일단락됐다.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의 외국인 출연자인 일본인 사가와 준코는 25일 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성희롱 경험담을 털어놨다. 바로 그녀를 가르쳤던 한 교수가 “나와 잠을 자면 수업에 안나와도 점수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은 물론 준코가 재학 중인 한국외대, 더 나아가 한국 사회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 점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다음 날인 26일 ‘미녀들의 수다’제작진은 “이 교수가 비슷한 사건으로 6개월간의 징계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준코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외대는 갑작스런 사고에 난처함을 드러내며 “‘미녀들의 수다’에서 어떤 사실 확인도 없었다. 근 3~4년동안 성 문제로 인해 징계를 받은 교수는 없다. 준코의 발언에 대해 진상 조사 중이다”며 부정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준코는 물론 ‘미녀들의 수다’의 또 다른 출연자인 중국인 상팡도 문제의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자 사태는 더욱 커졌다.
진 상조사위원회를 연 한국외대 측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준코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람은 정식 교수가 아닌 외대 산하 연수원의 시간 강사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진상 조사을 벌이던 한국외대 측이 준코 사건을 처음으로 시인한 셈.
이어 이 시간 강사는 외대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학교 측은 사직서를 받지 않고 해임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5시께 회의를 마친 진상조사위원회는 준코의 발언이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고 대학 당국측에 이 시간 강사와의 계약을 파기할 것을 권고했다.
결국 24시간도 되지 않은 시간동안 이번 준코 성희롱 사건은 시간 강사의 파면으로 마무리가 됐다.
현재 대학 측이 이 시간 강사에게 더 이상의 제재를 내릴 방안은 없다. 정식 교수가 아닌데다 이미 해임을 했기 때문에 대학교 소속이 아닌 이 시간 강사에게 어떠한 물리적인 징계를 내릴 권한이 없다.
더 욱이 성 범죄에 있어 피해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법적 수사가 가능한 우리나라 실정 상 이 시간 강사에게 해임 이상의 책임을 묻기 위해선 준코가 개인적인 고소를 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준코는 이 시간 강사에게 법적인 조치 및 고소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법률적 처벌을 내려야 한다’와 ‘해임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번 일로 인해 팽배해진 성 의식을 되찾아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며 처벌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직서를 낸 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어떤 주장이 더 옳고 그른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한국 사회의 잘못된 단면이 드러난 참으로 씁쓸했던 하루였던 것은 사실이다.
